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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자전거 소녀 MAP2.5 [매력넘치는 서울 아가씨에요]

by ㉿강철달팽이 2012. 2. 18.

 

시대는 현대, 장소는 도쿄. 누구나 동경하는 그런 꿈의 토지에 어떤 섬에서 상경해 올라온 외로운 여고생 '시마노 이루카'!
본토에 올라온지 얼마 후, 뷰티걸 카토와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되었으나...그쪽은 전혀 상대를 해 주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야 간지자전거를 사서 비슷한 사람이라도 되려고 자전거를 물색하는 이루카. 하지만 보는것 마다 비싼데다 최종병기 바치노코 타로도 죽도 밥도 안되기는 매한가지였다!
아, 바치노코 타로는 본래 먹을게 아니긴 하지만.
과연 뷰티걸이 되는것은 하늘의 별 따기. 침울해지는 이루카에게 희망을 준 것은 서울 꼬마 아가씨 '카와고에 사이카'. '이 나에게 맡기시게'라고 말하는 사이카의 자신감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럼 도쿄 자전거 소녀 드라마 CD. [매력넘치는 꼬마아가씨에요] 지금부터 시작하겠소이다~


사이카 : 잘하면 그럭저럭 가능하겠는데?

이루카 : 뭐, 정말! 어떻게 하면 돼??

사이카 : 그건 말이다...

이루카 : 그건??...에헤헤헤...그러고보니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먹었었지.

사이카 : 나참, 간만에 진지하게 나가보려 했더니만...뭐 상관 없을라나. 나도 안즉 아침은 안먹었으니까 일단 배부터 채워볼까.

이루카 : 아싸!!


이루카 : 히힛~빨리가자~.

사이카 : 이, 이봐...

이루카 : 아침밥, 아침밥!

사이카 : 배가 고픈건 알겠으니가 인제 좀 진정해라. 밥이 멀리 도망가는것도 아니니까.

이루카 : 그치만 진정할 수가 없는걸! 드디어 브런치라는걸 먹어보는거니까!

사이카 : 브런치? 뭔소리야??

이루카 : 언니가 보내준 잡지엔 항상 그렇게 적혀 있었는걸. '뷰티걸은 근사한 카페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전부터 계속 해보고 싶었었어!

사이카 : 나참, 그건 어디서나 다 하는거잖아.

이루카 : 그래도 기왕 올라온 김에 도쿄스러운걸 먹고싶은걸~.

사이카 : 도쿄스러운 음식이라...그렇다면 그걸 먹으러 갈까.


이루카 : 우와! 철판 위에서 스튜가 잘잘잘잘 끓고 있어! 뭐야 이거는???

사이카 : 너 몬자야키도 모르냐? 도쿄의 명물하면 딱 나오는게 이거랑 소바잖아!

이루카 : 오오 도쿄 명물이라니 엄청 근사하다!

사이카 : 몬자를 먹어보지 않고 도쿄에 대해 말하지 말라! 란 말이 있을 정도니까. 거기다 직접 구워야 하니까 맛도 한층 나아지지!

이루카 : 메뉴도 한가득이야, 뭘 먹을지 고민되는걸...

사이카 : 그래 열심히 골라봐. 그것도 한가지 재미니까!  아줌마! 여기 낫토야마이모몬자 하나요!

이루카 : 똑같은거 하나 더요!!

사이카 : 야, 그럼 재미가 없잖아. 이럴땐 다른걸 두개 시킨다음 어느걸 먹을지 생각하는게 정석이라구.

이루카 : 오오. 그럼 타쿠미 몬자 디럭스로 할래! 디럭스라니 웬지 뷰티걸을 연상시키는데!

사이카 : 자고로 몬자야키를 먹을땐 말이다...이 '하가시'를 써야 제맛이지.

이루카 : 하가시?

사이카 : 주걱을 말하는거야. 서울 아가씨들은 이걸 하가시라고 한다구.

이루카 : 그럼 나도 서울아가씨 할래! 사이카, 제대로 가르쳐 주라~.

사이카 : 하핫, 다른사람을 가르치다니 어째 부끄러운걸. 음, 그럼...다 구워질 동안 몬자야키의 유래에 대해 알려주지.

이루카 : 몬자야키의 유래??

사이카 : 메이지시대에 서양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나라의 하나부터 열까지 서양화 되고 있었지. 물론 먹을것도 말야. 그대 시타마치사람들은 이걸 못마땅하게 생각한거지.
 "왜 외국 가게가 토종보담 몬자 길거리에 있는감?"
그런 반발심에서 독자적인 메뉴를 개발하여 나온게 바로 몬자야키란 말씀.

이루카 : 그렇구나...사이카 참 똑똑하다~.

사이카 : 그치, 아줌마?

종업원 : 아니, 완전 틀렸는데?

사이카 : 라는 썰도 있고! 실은 어떤 신참내기 요리사 견습생이 재료를 잘못 건드려서 절대 요리에 쓰지도 못할 그런걸 만들어버린거야! 그걸 어떻게 한번 구워나 보자 해서 나온 것이 왠걸, 사람들 사이에서 대호평! 이름은 "어떻게든 먹자먹자묵자묵자묵자...몬자..."...마,맞비 아줌마???

종업원 : 사이카...이 개드립은 좀 많이 아니다?

사이카 : 아차~~! 그러고보니 일본에 왔던 페리 제독(미 해군 제독. 일본의 쇄국정책을 끝장낸 인물)이 이요리를 먹고 감동해서
 "MOST of NATIONAL JAPANESE UPSOUL!"
을 줄여서...

이루카 : 사이카...?

사이카 : 으으음...뭐더라...뭐더라......금방 생각 해 낼게, 잠시만!

이루카 : 길거리에서 글자 모양으로 구워내던 모지야키(文字燔き. 직역하면 글자구이)라 부르다가 몬자야키가 됐다는데?

사이카 : 읭? 모지야키??

이루카 : 여기, 메뉴판 뒤에 써 있는데?


종업원 : 여기, 주문했던 낫토야마이모몬자랑 타쿠미몬자디럭스.

사이카 : 오오, 왔구나 왔어.

이루카 : 빨리 먹자!

사이카 : 야, 너 만들줄은 아냐??

이루카 ; 어떻게 만드는지 열심히 읽었으니까 문제없어! 어디...기름을 두른 뒤에 건더기랑 반죽을 붓고...맛있게 섞어주면! 봐봐 사이카, 맛있게 됐지?

사이카 : 어디가 맛있어보이는데?? 걍 거무죽죽한 덩어리잖아! 에구에구...아줌마 아까꺼 한개 더요!

이루카 : 우우...미안.......

사이카 : 괜찮아. 뭐 첨부터 잘 만드는게 이상한거지. 몬자야키를 만드는덴 요령이 있어. 잘 보라고.
첫번째! 철판의 온도를 확인한다!
두번째! 젖절한 온도가 되면 기름을 살짝 두른다!
셋째! 반죽은 남겨두고 우선 양배추를 익힌다!
넷째! 익힌 양배추를 도너츠모양의 틀으로 만든다!
다섯째! 반죽을 양배추 안의 공간으로 부어준다!
여섯째! 오른쪽으로 섞고 왼쪽으로 섞으면서 살살살 반죽을 펴 준다!
자 이로써 모자야키 완성! 감사합니다~.

이루카 : 저기, 사이카...?

사이카 : 뭐여~, 너도 나으 이 화려한 솜씨에 반한겨?

이루카 : 내, 내가 직접 구워보고 싶었는데......

사이카 : 미안해...나 몬자야키가 너무 좋다보니 금새 흔분하고선 또 저질러 버렸네...이번엔 나는 손 안댈테니까 좀 봐주라.

이루카 : 자기가 '직쩍 망드니까 훠씬 마이따'고 해노코서 자기머때로 망드어버이다니 너무하아나. 그리고 제에로 아지도 모하며서 생가나느대로 마하기도 하고! 흐으으 입안에 따끈따끈한게 가득한게 녹아내릴거 같아...

사이카 : 화내는건지 기쁜거지 확실해 해! 그건 그렇고 너 얼굴만 보면 되게 웃기다?

이루카 : 그러는 사이카도 여고생이면서  게다(일본 나막신)를 신고 다니잖아.

사이카 : '패션은 발에서부터.'란 말도 있잖아. 그리고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너도 도쿄에 왔으니 나한테서 잘 배우면 멋진 뷰티걸이 될 수 있을거야?

이루카 : 야호! 그럼 이제 사이카같은 간지 자전거만 있으면 완벽하겠네?

사이카 : 간지 자전거? 아, 미니벨로말야?

이루카 : 미니벨로?

사이카 : 타이어가 작은 꼬마자전거를 말하는거야. Velo는 프랑스어로 자전거란 뜻이고.

이루카 : 하지만 미니는 프랑스어가 아니잖아?

사이카 : 글로벌 시대의 주민들은 세세한 거에 신경쓰지 않는거야.

이루카 : 오오 그러니까 꼭 서울 아가씨같다!

사이카 : 그것도 그렇네. 미니벨로는 속도는 좀 떨어져도 바퀴가 작아서 동네달리기에 딱 좋은 자전거야. 게다가 내거는 접이식이란 말씀.

이루카 : 오오 간지자전거도 중류가 다양하구나...자전거랑 도쿄에 빠삭한게 꼭 카토 같다! 이제 사이카는 뷰티걸 2호야!

사이카 : 날 그렇게까지 봐 주다니 이거 무진장 부끄럽구만...가만, 내가 2호라는건 1호가 그 카토란 사람?

이루카 : 쿨하고 지적인 그야말로 상상속의 뷰티걸이야!

 

카토 : 에취! 으음 왜 갑지기 춥지? 홍차나 한잔 할까...고귀하고 풍부한 향기가 난초의 향에 버금간다하며 영국 황태자를 위해 만들어진 '프린스 오브 웨일즈'와 함께 드뷔시의 미려한 선율을 들으며 보는 신문. 이 시간이야말로 도쿄에 찌든 마음을 진정시켜주지. 어제는 걔때문에 이래저래 피곤한 날이었지만 오늘은 푸근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겠네.

??? : 아침이야~!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에요~! 빨리 안일어나면...

카토 : ?? 이건 무슨 소리지?? 자명종인가? 왜 지금 울리는 건데?? 으으 어디에 있는거지...설마 거 큼직한 짐덩어리안에 들어 있는건가? 왜 아직까지 그대로 팽개쳐두고 있는건데? 꽁치, 참치, 멸치, 고등어된장, 완두콩, 옥수수, 백도에 파인애플...? 대체 통조림을 몇개나 갖고 다니는거야? 응, 왜 뱀 그물을 갖고있는거지? 도쿄에 뱀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리고 20년전의 도쿄 가이드책을 갖고다녀서 어쩌려고? 이 티셔츠는 아무리봐도 벌칙때 말고는 쓸수도 없을 물건이네. 바치노코 지로, 바치노코 사부로랑 바치노코 타쿠야? 시로는 어디가고 웬 타쿠야??(* 타로, 지로, 사부로, 시로는 직역하면 첫째 둘째 셋째 넷째) 이상하게 무거울거란 느낌은 왔었지만 채소까지 들어있을줄은...! 아 진짜, 왜 이렇게 쓰잘데없는것들만 한가득 갖고온거야? 이것도! 이것도! 이거...는 걔 취향에 딱 맞는건가.


이루카 : 그러니까 카토는 로드바이크라는 무~지 빠른 자전거를 타는데, 부끄럼쟁이면서도 쿨뷰티에 '간섭하지마!'라고 해놓고서는 이것저것 챙겨주는 나랑 볼거 다 본 관계야~!

사이카 : 여보세요~. 부탁인데 우리말로 좀 해줄래? 한마디로 재미있는 사람이란 거지? 이렇게 얘기를 들어보니 이거, 카토씨에 대해서 엄헝 구미가 당기는데? 언제 한번 봐야겠구만!

이루카 : 겉으론 흥흥대지만 실은 엄청 상냥한 사람이라구.


자명종 : 아침이야~! 즐거운...

카토 : 하아...하아...돌아오면...죽여버릴거야......


사이카 : 자, 배도 그럭저럭 채웠겠다. 그럼 슬슬 돌아 가 볼까.

이루카 : 그러자.

사이카 : 아줌마, 여기 계산요!

이루카 : 계산이요~ 계산~. 여기서 바치노코 타로의 시간~.

사이카 : 어허! 지금은 그 이상한 저금통이 나올 때가 아니란다?

이루카 : 응?

사이카 : 이럴떄 쿨하게 한턱 쏘는것이 서울 아가씨의 기본가짐이라구? 그러니까 사양말고 받아.

이루카 : 오오 이게 친한 사이일수록 사양하지 않는다는 거지?

사이카 : 얼마나왔어요?

종업원 : 삼만엔.

사이카 : Ok, 삼만...뭐? 삼만?? 아줌마, 장난이 심한거 아뉴? 장난도 정도껏이라야지.

종업원 : 아니 진짜로 삼만엔인데? 음료수 두개 천엔, 낫토야마이모몬자가 천엔, 만 4천짜리 타쿠미몬자 디럭스 2개해서 삼만엔.

사이카 : 뭐? 만 4천엔!? 어떻게 그런 가격이 나오는데? 최고급 등심이라도 들어있는거야?

종업원 : 원 재료부터가 달라지니까 그렇지. 봐봐, 타쿠미몬자에 뭐가 들어가는지.

사이카 : 어디 보자. 밀가루는 연 생산량이 100Kg밖에 안된다는 초 고급품에 소스는 120년 정통을 자랑하는 사자표소스에서 대대손손 전해져오는 일등급 소스, 명란젓은 업계서 고른 백가지 물건중 한개에 양배추는 한개 이천엔이나 하는 최고급품? 텐카스는 카야우브라를 써서 만든거에 코유기는 쓰루가산,  오징어는 사이이치호에서 잡은 거에다 아오모리에서 온 텐넨모라? 타쿠미몬자디럭스란 녀석은 이름대로 노는 놈이었던 거구나...

종업원 : 이제 알겠니?

사이카 : 아줌마...저기 있잖수...

종업원 : 왜 그래?

사이카 : 미안, 내이름 앞으로 달아놔!

종업원 : 사이카, 또 외상이라구? 뭐 단골인데다 솔직히 값도 많이 비쌌으니까 이번 한번만 봐 줄까.

사이카 : 고마워 아줌마! 싸랑해!!

이루카 : 저...사이카...

사이카 : 왜? 넌 아무 신경 안써도 괜찮아! 아까도 말했었잖아? 서울 아가씨 사이엔 사양할 게 없...

이루카 : 사이카, 나 여기 단팥말이 먹고싶어!

사이카 : 너 말야...이럴떈 눈치껏 사양하란 말이다!!!


몬자야키를 먹고서 조금 더 도쿄에 대해 알게 된 시마노 이루카. 하지만 이곳은 아직도 넓고도 넓었던 것이었다. 뷰티걸이 되기위한 수행은 막 시작한 참. 뭐? 몬자야키를 먹은게 어떻게 도쿄에 대해 알게된 거냐구? 거야 이런걸 몬자먹었으니까라고 대답하겠습니당.
어쿠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요. 도쿄 자전거소녀 드라마CD [매력넘치는 꼬마아가씨에요]는 여기서 막을 내리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에도 부디 많은 기대를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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