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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 리뷰] - 옥보살의 천지신명

by ㉿강철달팽이 2012. 9. 5.

이 글은 본디 엔젤하이로라는 사이트에서 산발적으로 시작된 괴작 리뷰 열풍에 편승해서 올렸던 글입니다.


본디는 전여옥의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돼라'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호랑이님께서 하셨더라구요. 개중 제일 나은거를 하려했더만 재탕치는건 아니다 싶어 옥보살의 천지신명을 집었습니다.


처 음에 왜 무속은 천대받아야 하는가 썰풀이를 하다가 출생의 비밀이 터져나오고, 좀 지나니 슈퍼 무속대전이 일어나는 영문모를 소설이었어요. 내용자체는 꽤 가볍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을 무림인으로 바꾸고 내용을 다듬으면 신무협으로도 그럭저럭 팔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문에 옥보살이 왜 이 책을 쓰게 됐는지가 나오는데, 무려 국사무쌍이신 할아버지 신령님이 도와주신 거라십니다. 거기서 한장 넘기면 옥보살의 오너캐인 나라보살을 소개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 (전략)…지상의 것이 아닌듯한 하얀 피부에 삼단처럼 빛나는 머리채를 옥비녀로 단정하게 올린 그녀는 염주를 돌리며……참빗으로 한올 흐트러짐 없이 붙여 빗은 머리는 단아하ㄴ 윤기가 흘러내렸고, 목덜미에서 뻗어나온 부드러운 곡선은 어깨와 이어져 이내 노란 한복의 동정숙으로 숨어들고 있었다.……그녀가 요즘 장안을 들썩거리게 하는 천상선녀 약명도사 나라보살이었다.……그 예언의 정확함과 냉엄함으로 그녀는 이미 뭇사람들의 입에서 영험한 보살로 회자된지 오래였다.……보통의 여자가 가지는 아름다움이 세속적인 꾸밈에 의한 것이라면 그녀가 내뿜는 신기하기만 한 이 아름다움은 영과 체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특별한 미였다…(후략)…

벌 써부터 정신이 아득해 집니다. 그리고 곧이어 페이크 주인공인 김교수가 찾아와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가죠. 얼마뒤 일본에서 취재팀이 나라보살을 취재하고 가고, 보살이 취재팀에게 부적을 써 주는데 그걸 거부한 두사람은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하고 나머지는 경상으로 끝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 뒤로 노름귀신이고 악령이고 스님이고 굿 한방에 고민 해결이에요. 밑에서 수발드는 사람이 "우리 보살님은 여러 동자들이 지켜주고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김교수에게 자랑도 합니다.


이게 발매된 때가 96년 총선직전이라 고 이야기도 나와요.

선녀님, 제가 선거 나갑니다

응 나가봐.

당선될까요?

…………반반이야. 당을 잘잡아야 해.

어디로 가야하나요?

…….

작은당인가요, 큰당인가요?

……지금은 몰라, 좀있음 늬네 조상이 알려줄거야.

큰당가면 어떻게 되나요?

거긴 새사람이 많아, 결과 모르지.

그럼 두번째는요?

거기도 별루야. 굶지는 않겠다. 안망해. 이정도면 됐겠다 싶을 정도 될거야.

그럼 나머지는 잘 하나요?

선거끝나면 자리바꿈 하겠지, 뭐. 그렇게 새판이 짜지면 작은집 소리듣던 냥반들이지만 추수끝난 남에논에서 나락줍다 금덩이를 캐낼거야.

이번에 연예인, 방송인 많이 나오던데……

응 그사람들 재미 좀 봐. 근데 늙은이는 한물 갔지. 젊고 참신한애들한테 금비내릴거야. 젊은기운이 여의도를 가득 채울거야, 두고봐.

……그럼 저는 어떻게 하나요.

야이 **아, 내말 안듣고 뭐했어. 내가 떠맥여주리?

……그럼 작은데 가겠습니다.

옥보살 딴엔 레임덕에다가 측근비리 터졌겠다 통박 짚어 본거겠지만 아시다시피 그해 야당은 짜갈라진뒤 회복을 못했었더랬죠. 그 뒤에 바로 대선이야기도 나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됩니까?

신령님이 말하지 말래.

왜요?

다친대, 그사람.

…(중략)…

큰당엔 누가 나와요?

김씨에요?

아니.

나이 많아요?

아니 젊어. 정치한 사람치곤 젊어. 신령님 말이 이사람 대단할거래. 동서남북 화합을 이룰거래.

…(중략)…

대통령 누가 돼냐니까요?

한강 물먹고 자란 사람이야, 물 먹고 크는게 뭐냐?

나무나 풀…….

떽! 머리 좋다고 함부러 말 하지마.

...(웅성웅성)...이름에 풀초변이나 나무목변이 들어가는가봐...

재 밌었어요. 그리고 제일 재밋는 파트가 이부분이었습니다. 재미는 여기서 끝. 이 뒤로 보살 수발을 들던 박 모가 취중에 이 이야기를 신문사에 풀고 이를 들은 안기부(!)에서 보살을 잡아다 문초를 하려고 합니다. 근데 오너캐를 굴릴 작가가 어딨어요? 신령님과 동자들이 강림해 안기부 직원들 혼을 싹 빼놓고, 기술자(?)분들 얼르기로 고민해결을 해 주면서 보살은 얼개절개 풀려 나오게 됩니다. 박 모는 보살한테서 쫓겨나구요. 그 뒤로는 별 재미없이 아침드라마 보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주인공처럼 나왔던 김교수가 페이크화되는데, 김교수는 말기암 환자라는게 ㅂ밝혀져 쓰러지고 서술 초점이 김교수에게서 나라보살로 옮겨 갑니다. 김교수가 급살을 맞은 이유는 6.25전쟁때 죽은 외삼촌이 붙어서이고 그걸 풀려고 했더니 신령님이 네 가족은 보통 정성으론 안된대서 거기서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고(김교수와 보살은 배다른 남매였습니다)1권이 끝이 납니다.


2권은 나라보살의 김교수 치료기. 보살 뒷수발을하는 사람중에 오 모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양반이 혈맥과 약제에 능통하기에 보살이 선약을 의뢰하고 오 모도 배우긴 했지만 배움이 부족해서 잘 될지 모르겠다면서 산이란 산은 쏘다니고, 그동안 보살은 중환자실에서 약보살 빙의후 김교수를 어루만지면서 기혈을 뚫어 줍니다.거동도 못하던 양반이 몇번 주무르니 일어나 앉는걸 보고 주변에서 대 폭동이 일어나 A형간염환자 복수도 빼 주고, 욕창이 잦아들고 뭐 여튼 난립니다. 이걸 보면서 김교수 아들이 갑툭튀한 무당고모를 챙기는 아버지 모습에 실망을 하고 분가를 합니다.


김교수가 차도를 보이고 1권서 총선 나간다던 양반이 일어 꼬이니까 보살한테 찾아와 난동을 피웁니다. 신령님 왈 이건 누가 니 뒤에서 협잡질을 하는구나해서 가만 살펴보니 총선 상대측도 박수 하나를 고용해서 보살측 사람을 해코지 하는 거였습니다. 그 박수가 굶어죽 애기귀신을 부리는 사람임을 안 신령님이 노해서 그 박수를 박살내버리고나니, 김교수 아들이 술이 떡이돼서 난동을 피우네요. 신령님 왈 접때 쫓아낸 외삼촌이 다시 붙어서 난동피운다.누가 그랬는지는 찾아봐라 해서 찾아보니 김교수 아들쪽에 접때 쫓겨난 박씨가 붙어서 살살 아들을 꼬득이는 거였습니다. 거기에 약짓는 오씨와 동문이자 오씨가 오기 전까지 수제자였던 흑선이란 양반이 박씨와 박살이 난 박수를 끌어들이면서 이야기가 약간 재밌어 지기 시작합니다.


흑선측이 첫번째로 준비한 카드는 거점 탈취. 대놓고 보살집 옆에 근사한 집을 차린뒤 거기 박씨가 들어가 점보는 사람들을 뺏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재계에 손이 닿은 박수가 보살측에게 공권력으로 압박을 주기 시작하고 이에 지친 보살이 산속 암자로 은거하게 됩니다. 은거만 하던 도중 왜 약수가 안나오지 하고 의아해 하는 등산불륜 커플을 꾸짖다가 동네사람들에게 정체를 들켜 그곳에서 다시 점을 봐주게 되고, '아 내가 지쳤다고 여기 있으면 중생 구제는 누가 하는가'하고 깨우침을 얻는것이 2권의 마지막 입니다. 은거한 보살을 찾아온 김교수에게 자신의 깨우침을 이야기하고 서울로 돌아가던 김교수 내외가 탄 차가 빗길에 전복되면서 2권 끝.


대망의 3권이 집에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슈퍼 무속대전은 어떻게 될 것인지, 김교수는 그렇게 비명횡사 하는것인지...뭐 좋게좋게 끝났겠지만 그래도 궁금하잖아요.



'생각외의 평작'이라고 봅니다. 접때 이중에 한권, 지뢰 of 지뢰가 있다!에 잇던 책 네권중 가장 지뢰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생각외의 스토리성을 갖고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과연 신령님은 대단하십니다. 초장에서도 말 했었습니다만 '등장인물들을 무림인으로 바꾸고 내용을 다듬으면 신무협으로도 그럭저럭 팔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 전통인 무교(巫敎)를 사이비에 원시적이라 깔게 아니라, 철학적 접근으로 발전해간 기성 종교들처럼 성장시킬 계기가 되길 바란다'던 주제는 어디가고 '우리 보살 화이팅~!'으로 변해버린거랄까요. 지금은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를 옥보살입니다만 저녁시간내내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던 본명 송경숙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사족.

… (전략)…소련이 붕괴되면서 소럼의 첨단과학이 서방에 소개될때, 그는 전자캡슐에 눈독을 들였다. 러시아의 친구가 알려준 기밀사항이었는데, 구 소련의 정치가들과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이를 복용해 젊음과 활력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 전자캡슐은 안에 전지가 들어있는 스텐레스 알약으로 다시말해 작은 건전지인 셈인데, 이게 목구멍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소화기관을 따라 움직이면서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게 된다. 그러면 전기자극이 약해져 있던 각종 신체부위가 새롭게 자극을 받아 활성화 되고 건강을 되찾는 원이인 것이다. 소화기의 모든 병은 물론 당뇨병에까지 효능이 입증된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 그는 무진 애를 쓰는 중이었다.…(후략)…

연방의 과학력은 세계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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