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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고 있습니다/제로인 제독

제로인 제독 30화 - 부조리극, 막을 내리다(전편)

by ㉿강철달팽이 2014. 3. 9.

밤중의 성지.
천 년 전엔 훌륭한 오아시스 도시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분화구외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분화구 중심에 위치한 소환게이트는 지금도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다. 크기는 사람 하나가 겨우 비집고 나올만한 정도로, 10km밖의 둔덕에서는 작은 광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둔덕엔 엘프의 각 지파에서 파견된 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가운데 귀가 짧은 자, 엘프들은 '야만인'이라 부르는 할케기니아 사람들이 섞여 있었고, 그들은 모두 분화구 중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금발의 '야만인'여성이 지루하단 표정으로 회중시계를 꺼내 보고는 혀를 찼다.
 "나 참,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이야?"
곁에 있던 엘프가 또 다른 '야만인'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게…….예상대로라면 오늘이 확실한데…….이대로라면 날이 밝겠어."
 "그러네요. 너무 늦어요."
그렇게 말하고 '야만인'여성은 오른팔을 얼굴로 향해들었다. 그 손목엔 디지털시계가 빛을 내고 있었다. 아까의 엘프도 시계를 들여다보곤
 "이 정도로 늦을 줄이야. 뭔가 문제가 생겼다면 연락이 왔을 텐데?"
하며 가슴에서 손바닥 크기의 기계를 꺼내 덮개를 열고 스위치를 눌렀다.
 "…….별 다른 연락은 없군.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겠어."

대부분의 '야만인'들은 엘프들과 평소와 별 다를 바 없이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엔 엘프에게 다가가지 않으려는 자들도 있었다.
 "하아…….그 분 말씀대로 성지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그것도 엘프들의 소행이 아닌 시조의 힘이 폭주한 결과라니……."
 "그래서, 우리말을 못 믿겠단 거야?"
옆에서 '야만인'여자가 공포에 질려있는 남자를 노려본다. 그러자 남자는 더욱 움츠러들면서
 " 아, 아뇨! 그럴 리가요! 전 항상 그분과 아가씨의 가호를 받아 왔습니다. 그 술집에서 만난 이후로 저 같은 못난 것이 감히 품고 있던 '폐하를 보고 싶다.'는 소원까지 이뤄 주셨는걸요. 그렇지만 한때 시조의 가르침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던 몸으로서 이걸 보니 도통 무엇이 맞는 것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하고 머리를 움켜쥔다. 옆의 여자는 남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답했다.
 "뭘 어떻게 하라 강요하진 않겠어. 그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면 그걸로 충분해. 이제부턴 각자 스스로 모든 걸 헤쳐 나가면 안 되니까."
그렇게 말하고 여자는 성지의 중앙을 계속 바라봤다.

그렇게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던 마른 '야만인'남자가 소환 게이트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저기 봐! 이제 시작된 것 같아!!"
그 말에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도 모두 중앙을 바라봤다. 분명 아까 전까진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나갈 만한 크기였던 게이트가 멀리서 봐도 점점 커져 간다는 게 보였다. 많은 엘프들과 '야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게이트에서 이전에 수많은 정찰기와 무인기를 내뱉을 때봐 비슷하거나 더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번엔 이전과 달리 대지와 바람의 정령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황야에서, 빛나는 문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제로의 사역마를 끝까지 못본 사람이긴 한데요...아이샤란 사람, 등장인물 맞아요?

그리고 제 기억으론 죠제프나 비트리오나 둘다 나쁜놈이었는데 왜 죠제프가 착하게 나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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