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지고, 샹드 마르스 연병장에도 붉은 빛이 길게 꼬리를 늘이는 시간. 거기엔 땅에 앉은 여자와, 그 무릎에 누워있는 남자가
있었다. 여자는 행복한 얼굴로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고, 남자는 눈을 감고 여자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땅에 주저앉은 두 젊은이와 경호신관들이 빼빼마른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그 주위를 갈리아의 기사들이 따분하지만 마지못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연
병장에 남아있는 사람은 적었다. 대부분은 쳬결식을 뒤로하고 각자 영지와 본국으로 돌아았고, 하늘을 뒤덮었던 은하제국의 대함대도
부륀힐트를 남겨두고 곳돗으로 흩어졌고, 남아있는것은 연병장에 착륙한 몇기의 소형정과 부륀힐트 뿐이었다.
최종화 마술사 귀환
오
늘 행사에서 일어난 일은 신속하게 할케기니아 곳곳으로 퍼졌다. 애시당초, 그만큼의 대함대가 하늘을 뒤덮은 것은 할케기니아의 전
국가에서 관측됐었고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국가에서 그만큼의 대함대를 파견했다는것 정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각
영지에서는 혼란이 퍼지지 않게 각국 요인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고, 오늘 있었던 일이 알음알음 퍼져 나갔지만 망연자실하여
침대에 고개를 파묻고 떨고만 있는 자나, 라인하르트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트리스테인을 떠나는 사람 등등 별의별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연병장에서 떠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묘드니트니륜의 무릎을 베고 조용히 숨소리를 네고 있는 죠제프. 그리고 모래로 더럽혀진 옷을 입은 마자리니와 생기를 잃은 비토리오와 줄리오, 그리고 신관들이었다. 성직자들은 노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6
천년 전, 조상의 가르침을 지켜온 교회로서 수용하기 힘든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모든것은 변하게 돼
있죠. 시조의 가르침도 6천년이란 세월을 보내면서 모순과 오해가 생겼을겁니다. 아니, 의도적으로 왜곡된 사실을 무시한채 있는
그대로 믿어의심치 않아왔습니다. 뭣보다 우리는 시조를 신격화 한 나머지, 그분이 원래는 그저 한명의 인간이었을 뿐이고 실수도
실패도 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요."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교회의 가르침엔 한치의 거짓도 없다.'고 배워왔던 그들에게 이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받아들이기엔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 "
지금 바로 모든것을 받아들이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보셔야 합니다. 시조 브리밀께서는 우리들에게 계통마법을
가르쳐 주었고, 이것이 우리를 지킬 힘이었다는 것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 은하제국도 우리의 계통마법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아줬기
때문에 평화적인 교류를 요청해 왔겠지요. 그래서 지금이야 말로 참된 믿음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되물을 때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조사하고, 앞으로 브리밀 교가 나아갈 모습을 함께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마자리니는 조용히 두사람과 신관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걸어야 할 길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들이 기운을 차리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두 청년은 얼굴을 들 힘조차 없어 보였다.
죠제프는 묘드니트니룬의 쓰다듬을 받으며 조용히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그를 쓰다듬는 여자의 손은 가늘고 상냥했으며, 그를 바라보는 눈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에 갑자기 그림자가 겹쳤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거기엔 실피드의 모습이 보였다. 지상에 내려선 용의 등뒤엔 주인인 타바사와 퀴르케, 푸른 드레스에 보석으로 치장된 관을 쓴 이사벨라가 타고 있었다. "아쉽네요, 아버님. 나참, 도마뱀 주제에 이 이사벨라의 이야기를 안 듣다니 어떻게 된 거 아냐?" 땅에 내려서자마자 공주는 팔짱을 끼고 험한 말을 내뱉으며 왕에게 성큼 다가섰다. 딸의 모습을 보고 왕이 입을 열었다. "그래, 운룡들을 끌어들이는건 실패한건가." 그말에 퀴르케가 답했다. "예, 인간들의 일에 자기들은 상관없다더군요. 저만큼의 대 함대를 보고도 주눅들지 않은걸 보니 과연 운룡이다 싶더군요." "뀨뀨이! 모두 고집불통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옛날부터 우리는 인간들과 관계 없이 살았으니까. 은하제국도 할케기니아도 우리 알 바 아냐 뀨이!" 하고 사람들의 눈에도 신경쓰지 않고 말을 한 실피드를 보고, 조용히 앉아있던 기사와 신관들의 눈이 커졌다. 운룡 실피드에 대해서는 더이상 비밀이고 뭐고 없었다. 왜냐하면 일전에 양 일행이 중앙광장에서 성으로 갈 적에 실피드가 건물의 그림자에 숨어 인간 형태에서 용으로 변신하던 모습이 관측 위성에 촬영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피드는 운룡들과도 교류를 맺고싶다는 은하제국의 희망에 따라 운룡과의 가교를 자청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사벨라는 실피드에서 내려온 뒤 타바사를 질책했다. "우선 너! 대체 의욕이란걸 갖고는 있는거야? 네 사역마 친척무리와 이야기 하는 중요한 때에 아무 말도 없이 멍하게 있었잖아!" 그런 이사벨라의 힐난에 타바사는 무표정하게 답했다. "너무 화내고있어." "뭐...? 그거 설마, 나한테 한 말이야!?" 역시 무표정하게 수긍하는 타바사와, 한층 더 분노하기 시작한 이사벨라. "무슨 말 하는거야! 난 말이지, 이번 조인식에 아인뿐만 아니라 운룡까지 추가시키..." 자자, 하며 퀴르케가 둘 사이에 끼여들어 둘을 간신히 떼어놓았다. "이미 그들이 관여하고싶지 않다 말했고, 은하제국도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간섭하지 않겠다 했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 말에 이사벨라는 불만스럽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있던 조제프가 눈을 떴다. 그 시선의 끝엔 타바사의 손가락에 걸린 하늘색 반지가 있었다. "안드바리의 반지, 받아 줬구나." 그 말에 타바사가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두 사람이 입을 닫았다. "그럼, 마지막 직무를 수행해야겠군." 마지막 직무. 그 말에 타바사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퀴르케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타바사를 바라 보았다. 하지만 타바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일까, 이사벨라가 말을 꺼냈다. "이봐...인형 7호. 이번 임무 복창해봐." 북화기사단장의 명령에 타바사는 겨우 입을 뗐다. "하나, 알비온 황제 크롬웰의 비서 셰필드를 양에게 보낸다. 둘, 운룡들을 평화협상에 참여하도록 설득한다. 셋, 조인식 종료 후..." 거기까지 말하고 타바사는 입을 다물고 조제프를 바라봤다. 자신의 아버지를 독화살로 암살했다 고백한 원수를 조용히 내려다 보았다. "세번째 임무가 뭐라고? 자, 말해 봐." 이사벨라가 능글능글한 웃음을 지으며 타바사에게 복창을 강요했다. "타바사, 세번째 임무가 대체 뭔데?" 퀴르케도 타바사에게 물었다.
"셋, 갈리아 여왕이 돼라."
답한것은 타바사가 아니었다. 이사벨라도, 실피드도 아니었다.
죠제프였다. 그 말에 퀴르케도, 주위의 기사들도 눈이 휘둥그레지마 숨을 삼켰다. "그래 맞아. 이제 이건 네 거야." 하고 이사벨라는 자신이 쓰던 관을 벗어 타바사의 머리위에 얹었다. 그러곤 여전히 무표정인 타바사를 바라보며 흥 하고 콧웃음을 쳤다. "하나도 안 어울리네. 그렇게 무뚝뚝해가지고서 여왕같은거 제대로 할 수나 있겠어? 뭐, 그거때문에 안드바리의 반지가 있는거지만. 그것만 있으면 너 같은 인형도 여왕같은거 잘 해 나갈수 있을거야. 저기 마법도 못쓰는 바보도 황제가 될 정도니까." 그 말에 놀란건 퀴르케였다. 무심코 뭐라 말하려 했지만 입이 꽉 막혀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이사벨라에게 다가섰다. "자, 잠깐만요 이사벨라 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무슨 일이긴, 식장에서 있었던 일은 아까 다 들었잖아?" 하고 이사벨라는 가슴에서 미니스피커를 꺼냈다. 하지만 퀴르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푸른 장발의 공주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이제 모든게 질렸단 거야. 마법의 실력이 뛰어난 동생이나 사촌에게 비교당하고, 무능하다 험담을 듣는것도, 재능의 부족에 절망하고 질투에 휩싸이는것도, 찬탈자와 그 딸이란 멍에를 쓰고 불안하게 살아가는것에 말야. 그래서 왕궁이란 이름의 감옥에서 도망치기로 했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줄줄 이야기를 꺼내는 이사벨라. 하지만 퀴르케는 거기에 뭐라 답할 수가 없었다.
얼마전, 타바사는 이사벨라에게 북화기사로서 임무를 부여받았다. 내용은 타바사와 죠제프가 말하 대로. 타바사는 먼저 알비온으로 날아 가 셰필드를 학원에 데려왔다. 양 일행은 갈리아의 허무 계승자가 죠제프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사역마인 묘드니트니룬과는 안면이 없었다. 그녀는 죠제프가 세운 각본을 설명하고 양의 혈액을 채취해 대역으로 세울 아르뷔를 만들었다. 이때, 미리 채혈한 이사벨라의 피도 주었다. '스키루닐'이란 고대 마법인형은 피의 주인을 완벽하게 모사할 수 있었다. 그 후, 드라트에서 양, 프레데리카, 루이즈는 묘드니트니룬과 함께 알비온게 가 크롬웰에에 성지의 사정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동시에 연행하였고, 타바사는 이사벨라와 합류했다. 참고로 퀴르케는 양 일행이 기숙사 탑을 나서는걸 보고 뭔가 재밌는 일이 있을거 같아 타바사를 따라 간 것이었다.
엇차, 하고 조제프가 몸을 일으켰다. "뭐 그렇게 된 거야. 샤를로트, 지금까지 미안했다. 이것이 북화기사로서 네 마지막 임무다. 왕위를 받아 가거라. 보상은 그 안드바리의 반지와..." 옆에 있던 묘드니트니룬이 가슴에서 작은 병을 꺼내 타바사에게 주었다. "네 어머니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다. 엘프들에게 조제해 달라고 했지." 타바사는 작은 손으로 병을 조심스레 받았다. 하지만 병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반지도 벗으려 했다. "이건 필요 없어." 그렇게 말하며 반지를 돌려주려는 타바사의 손을 묘드니트니룬이 멈춰 세웠다. "그건 이제 네 것이야. 정 필요가 없다면 라 도리안 호수에다 던져버려. 올리언스 령 근처의 물의 정령에게서 뺏을 거니까." 그 말에 타바사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없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조제프를 보았다. 바람이 왕과 공주 사이에 흘렀다. 그리고 슥...하고 비서였던 여자가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미안하지만 조제프님의 생명을 넘길 순 없어. 조제프님은 네게 쓰러지는걸 마다하지 않으시지만, 내가 그걸 바라만 볼 순 없지." "괜찮다. 나의 뮤즈." 귀찮다는 듯 중얼거리며 일어선 조제프는 타바사의 앞으로 걸어왔다. "샤를로트는 날 죽이면 안돼. 내가 샤를을 죽였으니 샤를로트도 나를 죽일 권리가 있어.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타바사의 마음도 풀리지 않겠지." 하고 선왕은 현 여왕앞에 무방비로 몸을 맡긴다. 하지만 타바사는 아무말 없이, 지팡이도 들지 않고 룬도 읊지 않았다. 이사벨라도, 사역마 여자도, 퀴르케도, 어린 운룡도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석양이 내리는 연병장에 그들의 그림자만 길게 뻗었다.
젊은 여왕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다 샤를로트." 고개를 숙이는 죠제프를 두고, 새 여왕은 조용히 발길을 돌려 실피드를 향해 달렸다. "아, 잠깐!!" 하고 퀴르케도 당황하며 푸른 운룡에게로 점프. 실피드는 두 사람을 태우고 오를레앙을 향해 날아갔다. 갈리아의 기사들은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서로의 얼굴과 선왕을 번갈아보며 회의를 하다 각자의 말을 타고 연병장을 떠나 고국으로 달려나갔다. 그들을 배웅한 죠제프는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의 사역마와 딸도 옆에 조용히 앉았다. 셋은 지평선너머로 지려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태양이 절반정도 넘어갔을 무렵, '드라트'가 연병장 한 구석에 착륙했다. 그 안에 타고 있던것은 양과 루이즈였다. "여기 계셨습니까. 볼일은 다 끝났나요?" 그 물음에 죠제프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대신 대답한건 같이 석양을 바라보던 이사벨라였다. "저~언부 다 끝났어. 그쪽은 어때?" 양은 주머니에서 휴대 단말을 꺼내 모니터를 확인했다. "곧 모든 함정이 게이트를 통과할 겁니다. 중력권내에 들어와 몇번 워프 실험을 한 뒤 저는 저쪽 우주로 돌아갈 겁니다. 아...그러니까, 우리 쪽에서 항로를 측량해 돌아갈 수 있는지를 시도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할케기니아를 떠날 수 있겠지만요." "그런가...그럼 할케기니아의 석양을 보는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란 거네." 말이 끝나고, 그들은 감개무량하게 붉게 타오르는 석양을 바라보았다. 같이 내려온 루이즈가 이사벨라의 뒤에 섰다. "정말 그래도 좋아? 자기 나라를 버리고 은하 제국에 가다니." 루이즈의 말에 전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상관없어. 갈리아에 있어봤자 언제 살해당할지도 모르고. 한번 왕궁을 떠난 이상, 이땅에서 우리가 갈수 있는곳은 어디도 없어." 푸른 머리 소녀는 아무 미련이 없는듯 시원시원하게 답했다. "죠제프님, 죠제프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비도 석양을 바라보며 한마디를 툭 내뱉았다. "난 이제 갈리아 왕이 아냐. '님'같은거 붙이지 마." "그렇...습니까...그럼 죠제프, 당신도 우리와 함께 은하제국에 가는거로 하겠습니다." "그래." 어떤 망설임도 없이, 죠제프는 중얼거리듯 답했다. "난 이제 허물이야. 이런 허물이 은하제국에 필요하다면 가져 가라." 그렇게 말한 죠제프는 자기 옆에 앉은 딸과 여자를 눈치챘다. "너희들까지 나와 어울릴 필요는 없어. 샤를로트라면 너희들에게 해코지는 하지 않을거다." 그렇게 말하는 아비에게, 두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도 할케기니아에 미련은 없어요.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마법이 없는 세계에서 새 인생을 사는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네요." "전 언제나 죠제프님 옆에 있을겁니다.: "그런가...고맙다." 그들은 그렇게, 석양이 지평선 너머로 가라앉는걸 지켜보았다.
다음날, 하늘엔 여전히 부륀힐트의 장대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고, 구름 한조각 없이 맑았다. 구름대신 거대한 흰 배를 향해 수송용 소형 비행기가 분주히 왔다갔다하고 있을 뿐이었다. 할케기니아의 생물 샘플, 매직 아이템, 은하제국에선 옛적에 멸종해버린 각종 생물, 마법관련 서적 등등 제 2지구 전역에서, 양과 프레데리카가 얻은 각종 학술자료를 실은 무인항공기였다. 트리스테인 성에서도 간단하게나마 송별회가 열렸다. 문 밖에서도, 안에서도 도로를 가득 메운 군중이 그들을 반겼다. 성문 앞에는 소형정 2기가 해치를 내리고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탑승자들은 줄을 지어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고, 또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기도를 받았다. 양과 프레데리카 뿐만 아닌 루이즈, 조제프, 이사벨라. 묘드니트니룬, 콜베르, 비다샤르 그리고 티파니아였다. 학원 건물과 교사들을 뒤에 두고, 오스만은 웃는 얼굴로 콜베르와 지팡이를 맞대었다. "그대는 은하제국과 트리스테인의 1기 인재 교류단일세. 그들의 기술을 확실히 배워 오게나!" "맡겨 주십시오. 할케기나아에 그들의 기술을 전하기 위해 분골쇄신하여 오겠습니다." 산 만한 짐을 발 밑에 둔 콜베르는, 이세계의 기술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의를 표명했다.
티파니아도 웨스트우드 마을에서 온 아이들에게 둘러싸여있었다. "얘들아, 내가 없이도 잘 있어야 해. 절대 트리스테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돼요." "으응. 알고있어 누나..." "꼭 돌아와야돼! 나 기다리고 있을거니까!" "티파니아 언니...우에에에에엥~" 웨스트우드 마을에서 트리스테인으로 이주해온 아이들은, 하프엘프 누나를 둘러싸고 눈물콧물로 뒤범벅이 된 채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런 아이들의 눈물을 닦던 티파니아도 흘러 넘칠것같은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고있었다.
엘프의 각 지파 대표 엘프들도 이계로 가는 비다샤르의 여행에 안전을 기원하고 있었다. "그들의 땅은 정령의 가호가 옅은 불모의 세계다. 거대한 의지에 따라, 정령과 함께하는 우리 엘프가 살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그 의지가 자네를 이계로 보낸 이상, 귀공에게 가호가 있기를 빌겠다." 그 말에 비다샤르는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 "네, 알고있습니다. 미숙한 몸입니다만 제국의 사람들이 청했던 대로 그들에게 거대한 의지와 정령의 존재에 대해 최대한 가르치며, 또 그들의 지식을 최대한 배워오겠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끝없이 계속됐다.
루이즈는 공작 부부와 학원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공작 부부는 루이즈의 손을 단단히 뒤며 "미안하다 루이즈. 아비가 도와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인것 같구나. 이 뒤로는 네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야 해." "루이즈, 웬리의 말을 잘 들어야 해. 절대로 제멋대로 말하거나 그를 괴롭히면 안돼." "또, 또 그러신다. 전 이제 아이가 아니라구요. 치이 언니랑 엘레오노르 언니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그런 부녀를 둘러싸고 몽모랑시와 캐티 등 학생들도 성원을 보냈다. "루이즈 힘내라~!" "황제따위, 허무의 힘으로 비틀어버려!" "어...저기...그 라인하르트님, 꼭 좀 트리스테인에 올수 있게 잘 이야기 해봐." 하고 라인하르트에게 전언을 요구하는 여학생들이었다. 젊고 미려한 황제의 팬이 벌써 생긴 모양이었다.
그에 비해 죠제프 일행을 배웅하는 사람은 적었다. 그들 앞에 서 있는건 엔기하임 마을의 촌장 아들 요시아와 그 아내인 아이샤, 그리고 크롬웰 뿐이었다. 요시아는 전 왕에게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죠제프님, 정말 감사합니다. 여행길에 아무 탈이 없기를 시조...아니, 여튼 무사하시길 바랍니다." "먼 이국에서도 거대한의 의지의 가호가 있기를." 날개인간인 아내도 날개를 퍼덕이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죠제프는 담담하게 답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모든것은 샤를로트가 한 것이지. 감사는 새 여왕에게 말해." 그렇게 말을 해도 두 사람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크롬웰도 두사람 못지않게 고개를 숙이고 "죠제프님...그리고 셰필드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꿈같은 날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진심이 가득한 인사에도 그는 마뜩치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난 널 이용했을 뿐이다. 양 일행이 없었다면 너를 실컷 이용해 먹은 뒤 걸레처럼 버리려 했을뿐...난 네게 감사를 받을만한 짓은 하지 않았어." "아닙니다. 죠제프님은 '왕이 되고 싶다.'는 제 꿈을 실현해 주셨습니다. 세상의 진실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을것입니다. 그러자 셰필드가 막 생각났다는듯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부터 넌 어떻게 할건데?" 그 말에 크롬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글쎄요...성지탈환을 포기한 이상, 레콘기스타도 해산해야겠지요. 웨일즈님께 왕위를 돌려주려고 시기를 가늠해 보고 있습니다." "그래...반지는 샤를로트 님께 있으니까 세뇌를 풀려면 갈리아 여왕님께 가야 할거야. "예. 아마도 그게 제 마지막 직무가 되겠지요. 그동안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알비온 황제 지위를 포기하려는 사람이 더욱도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사벨라는 생각치도 못한 사람들이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을 조용히 보고있었다.
델브링거를 짊어진 양과 프레데리카는 발리에르가의 평민들과 '매혹의 요정'의 점원들, 그리고 타르브 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특히 스카론에게. "아아~ 야아앙. 이렇게 작별이라니 너무 쓸/쓸/한/걸 꼬오옥, 꼬오옥 돌아와야해! 나, 기다릴 테니까~!!" 라고 양을 끌어안으려는 스카론은 와이즈 촌장과 아들 조르주에게 끌려갔다. 그 대신 양 앞에 선 것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시에스타였다. "양씨, 프레데리카씨...저...몸 건강하시고...다시 트리스테인에 들러주세요!" 양은 신묘한 표정으로 시에스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래. 지금까지 정말 여러가지로 고마웠어. 타르브 마을과 발리에르 가를 부탁할게." "맡겨만 주세요. 이제 교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사바륏슈 가의 지식을 마음껏 퍼트릴 수 있으니까요!" 눈을 글썽거리면서도 V사인을 짓는 시에스타에게 프레데리카도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남편의 뒤를 봐 줘서 고마워요 시에스타씨. 부디 2기 교류단에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언제라도 환영할게요." "네! 저도 언젠가 할아버지의 나라에 갈게요. 그때엔 잘 부탁드립니다!" 양의 등 뒤에서 델브링거도 "그래 꼭 와라, 기다릴게~!'하고 짤깍짤깍 움직였다. 시에스타 다음으로 학원의 마르토나 로라 등 메이드들과 집사 제롬, 마부 야곱과 그외 발리에르가의 사람들이 악수를 청해왔다. "정말이지, 이렇게 작별하게 될줄은...서운한데." "양 씨도 프레데리카 씨도 건강하셔야 해요." "양 님.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세를 졌습니다. 발리에르가는 저희들이 제대로 받치고 있을테니 안심하십시오." "양, 건강해야돼~" "네가 딴데 가버리다니 ,영 섭섭한걸. 또 와야돼." 그들은 각자 양 부부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언젠가 재회하기를 맹세했다.
그런 아쉬움이 가득한 가운데, 성문이 끼익 하고 좌우로 열리고, 가도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가르며 마리앙느 여왕과 마자리니, 제사르 를 비롯한 마법위사대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 안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비토리오와 줄리오도 있었다. 이를 본 양과 루이즈는 무릎을 꿇으려 했으나 마리앙느는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이거 참, 이제 저에게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더 이상 귀족이나 왕실에 대한 충의를 표현하는 시대가 아니니까요." "네, 하지만 그럴순..." 뜻밖의 소리를 듣고 곤란해진 루이즈일행은 주춤거리다 선채로 고개를 숙였다. 여왕은 이에 그들을 바로 일으켜 세웠다. 루이즈가 조금 긴장한 채 마리앙느에게 보고했다. "마리앙느 페하. 이제 저희들은 은하제국으로 갑니다. 게르마니아=트리스테인 연방의 대표러서뿐만 아니라 할케기니아의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며, 은하제국과의 우호가 깊어질 수 있도록 두 세계의 가교로서 정진하겠습니다." 그 말에 마리앙느는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요. 그대들이 은하제국에서 얻게될 성과에 대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두 세계를 잇는 다리열확을 충분해 해낼 수 있을거라 믿어요." "네! 반드시 그 기대에 부응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루이즈는 작은 가슴을 젖히며 힘차게 선언했다. 마리앙느는 뒤이어 여전히 잠이 그렁그렁한 양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당신에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어제와 같은 대 함대를 이끄는 장군이자, 라인하르트 황제조차 경의를 표하는 불패의 명장이었다니...정말 놀랐습니다. 일개 평민이라며 업신여겨온 트리스테인 귀족들의 불경을 여왕으로서 대신 사과드립니다." "아 아뇨.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야말로 마리앙느 여왕님을 비롯해 트리스테인 여러분들께 수없이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특히 마자리니 추기경께서 공사 양면으로 도와주셨지요. 저야말로 그동안 저지른 불손한 행동을 사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게 말하고 양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불패의 명장과 트리스테인 여왕은 한참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런 둘의 끝나지 않을듯한 감사인사를 마자리니가 중단시켰다. "자자, 두 분 다 그정도로 하시지요. 미스터 양. 정말이지 귀공의 능력에는 어떻게 감사를 표해도 모자라겠지요. 재회의 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마자리니 님도 몸 건강히 계시기를. 아, 참. 한가지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흠, 말해 보세요. 가능한 만큼 답해 드리지요." 양은 마자리니와 그 뒤에 고개를 숙인 두 청년을 살짝 보곤 헛기침을 한 뒤 질문했다. "이전부터 계속 궁금했었는데, 아마도 교황성하라면 대답해 주실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말에 비토리오가 살짝 시선을 올렸다. "성지의 소실에 대해서 교회는 천년동안 전혀 몰랐었습니까? 성지 탈환을 목표로 하는이상 성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말에 비토리오와 줄리오는 곤란하다는 시선을 교환했다.
"아니, 그걸 아는건 할케기니아 사람에겐 불가능하다." 옆에서 비다샤르가 답했다. "왜냐면 성지의 폭풍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령의 결계가 엄중히 걸려 있었거든. 성지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아무것도 접근하지 못하게 정령에게 부탁해 두었었다. 때문에 교회의 인간이 성지의 진실을 알려고 해도 성지는 커녕 주변 수십 리그에도 다다르지 못했지. 그리고 교회는 교리 때문에 우리 엘프와 접촉할 생각을 하지 않았지. 때문에 진실은 몰랐을 거다." 비다샤르의 설명에 노(老)엘프들이 수긍했다. 교황도 "사실 교회도 예전엔 밀정을 보내 성지에 나타나는 물건들을 모아 성당 지하에 보관해 왔습니다. 하지만 천년 전부터 그것들의 유입이 끊겼지요. 성지의 엘프들이 결계를 친 것과 비슷한 시기일 겁니다." 하고 비토리오가 동의했다.
모든것은 우연과 오해가 낳은 사고였던 것이다. 시조 브리밀은 소환대상의 세계가 우주일 것이곤 생각하지 못했다. 엘프는 제 2지구에 피해를 주는 성지를 엄중히 봉인했다. 그 탓에 교회는 진실을 알지 못했다. 애시당초, 소환되는 물건들은 소환과 동시에 먼지로 변해 대지에 파묻혔던 것이었기에 엘프가 없었더라도 진상은 알지 못했겠지만. 이 일에 대해서 후세의 역사가들이 평가를 내릴 것이다. 현재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겐 당장 눈앞의 이별과 여행이 더 중요했다. 양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교황 성하와 빈달브 씨는 어떻게 하실 예정이신가요?" 양의 질문에 둘은 다시 서로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그 대신 마자리니가 답했다. "교황 성하와 줄리오는 저와 함께 시조 브리밀 및 교회에 대한 모든 진실을 밝혀나가기로 했습니다. 시조의 참 모습, 교회가 그동안 저지른 잘못, 그리고 허무의 힘에 관해서 되돌아 보고, 종교로서 본연의 자세를 되찾고 나아가 할케기니아의 미래를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성지의 문을 닫는 방법을 찾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어지됐던, 그 문을 붙들고 있는건 계속해서 부던한 노력이 들어갈 테니까요." "음. 언제다 딱 말은 못하지만 노력하지." 이렇게 해서 추기경과 양도 서로 끝나지 않는 감사의 인사 모드에 들어갔고, 델브링거가 '그쯤 해둬'라고 말할때 까지 계속됐다.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양과 프레데리가, 그리고 1기 인재 교류단이 탄 소형정 2기가 이륙하고, 용기병과 함께 편대비행으로 브륀힐트로 향했다.
이제르론 회랑. 별이 반짝이는 진공의 우주공간에 브륀힐트가 외로이 항해를 계속해 나갔다. 조인식에서 하늘은 가득 메웠던 대함대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브릿지에선 양과 루이즈, 프레데리카와 티파니아, 죠제프와 이사벨라 등 할케기나아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오페레이터 석에 앉은 프레데리카가 통신을 하고 있었다. "네, 예상 지점에서 많이 어긋나 버렸지만 워프는 성공했어요. 승무원 전원 이상 없습니다. 네, 네 알았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브륀힐트는 이제르론 요새로 가겠어요. 하지만 최소 승무 인력이 없기 때문에 일반 항해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지라...예. 그럼 그 포인트에서..." 제국 공용어로 통신하는 프레데리카의 옆에서, 양이 통신 내용을할케기니아어로 모두에게 알기쉽게 번역해 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내가 살던 곳으로 무사히 전이했어. 아마 며칠 뒤면 환영함대가 온다는 모양이야." 그 말에 본래라면 라인하르트가 앉아있었을 지휘관석에 앉은 루이즈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드라트'에서 대기권을 이탈하고 무중력 공간도 경험했지만, 정말이지 이렇게 아뭇도 없는 공간에 내던져 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었다구." 옆에서 비다샤르도 볼을 부풀렸다. "음. 나도 빨리 대지에 발을 딛고 싶군. 그렇게 많은 함대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순식간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전이되니 영 불안해." 루이즈가 앉은 사령관석에 기대어진 델브링거도 한마디 거들었다. "나 참, 정말 놀랐다고. 이 배 하나를 전이시키기 위해 그만큼의 함대를 내버려 두고 오다니, 라인하르트 폐하는 거 통하나 무지하게 큰 분이네!" 그들은 성지의 문을 넘어온 3600척의 함선을 모두 두고왔다. 전이한 것은 양 일행이 탄 브륀힐트 단 한척이었다. 차원 전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웜홀은 양의 이동에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 졌고, 때문에 나머지 함들을 전이시킬 여유가 없었다. 또한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웜홀을 열고 닫을때를 대비해야 했었다. 덧붙여서, 한때 제국·동맹 쌍방의 통신을 막았던 회랑은 전쟁이 끝나 통신이 가능하게 됐다.
브릿지 바닥에 뒹굴면서 입체 TV를 보고있던 죠제프와 이사벨라, 묘드니트니룬도 시선을 양에게 돌렸다. 이사벨라가 불만스럽게 양에게 물었다. "저기, 그 이제르론이란 곳에 도착하려면 어느정도 걸려?" 그 말에 양은 프레데리가가 보던 모니터를 한참 보고 답했다. "글쎄...확답은 못하겠지만 일주일 정도?" 그 말에 전 공주가 싫증이 가득한 얼굴로 퉁명스레 말했다. "뭐야, 네가 말한 그 워프 뭐시기로 파파박 하고 이동하면 안돼?" 이사벨라의 불만에, 입체화면에 새 데이터를 띄운 죠제프가 답했다. "그건 무리일거다. 이걸 보니 이제르론은 워프가 불가능하다는 모양이야." "그렇네요. 이 항해도에 따르면 가장 가까운 별이...이제르론 요새에요. 회랑은 워프를 할수 없기때문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을듯 합니다." 역시 모니터를 들여도 보던 죠제프의 사역마가 항로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프레데리카의 오페레이터 석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나란히 앉은 티파니아와 콜베르. 티파니아는 대화를 듣고 콘솔에서 얼굴을 들고 명랑하게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다면 좀 더 은하제국에 대한 것을 공부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 양씨랑 프레데리카씨가 좀 더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세요. 지금은 돈이랑 쇼핑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데요...여기 이 크레, 크레디트 카-드? 이건 어떤건가요?" 그 말에 역시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콜베르도 벌떡 고개를 들었다. "나, 나도 이것 좀 가르쳐 줬음 하는군. 여기 전자와 양성자에 대해서 말야. 아니, 먼저 제국어를 더 가르쳐 주게. 표시된 문자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서 말야. 아무리 할케기니아 어로 자동 번역된다고 해도 할케기니아에 없는 단어는 번역이 안되는걸." 그 말에 루이즈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네, 나도 제국어를 빨리 익히지 않음... 그것도 그렇고 난 저 '자동차'란걸 운전해 보고 싶어! 이렇게 넓은 배 안을 걸어서 이동할 순 없잖아!"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기가 배우고 싶은것을 열거해 나가고, 이에 양과 프레데리카는 '자자 차례로 하나씩 배워가자'면서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양과 프레데리카는 마법세계의 사람들에게 과학세계의 일들을 가르쳐 주었다. 죠제프는 그들의 이야기를 멍하니 들으며 칠흑의 우주에서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며칠 뒤, 브륀힐트는 무사히 환영함대와 합류했고, 이제르론 요새의 사람들과 눈물의 재회를 했다. 브륀힐트는 제국과 구 동맹의 함정 10만척이 질서정연히 항해하는 가운대에서 우아하게 항해를 해 나갔고, 곧이어 직경 60km의 인공천체, 이제르론 요새에 도착했다. 은빛 금속의 표면엔 거대한 라이트가 줄을 지어 어떤 문자들을 나타내고 있었다.
WELCOM HOME! YANG
최종화 마술사, 귀환. END.
제로인 제독 -完- ゼロな提督 -完 -
끝/났/다/!
리그베다 위키에서 랜덤돌다 우연히 발견한 제로인 제독. 제로의 사역마는 조금 보다 말았지만 은하영웅전설은 정말 팬이었기 때문에 흥미가 동해서 읽게 된게 완전히 흠뻑 빠지게 됐고 27화 이후로 번역이 없는게 안타까워서 안그래도 하는거 많은데 겁없이 번역에 뛰어들었습니다.
뭔가 되게 급하게 끝난감이 있는데, 사실 이거 제 1부 종료라서 그렇습니다. 간막극인 특별편 연재 후 작가가 2부를 연재하려 했던 같은데, 아시다시피 제로마쪽 인물들이 워낙 안습이 됐다보니 연재 스레드에서 '소재 짓뭉개기'란 비난을 듣고 한창 키배를 벌이고 연중된거라 알고 있습니다. 조금 네타를 하자면 로마리아랑 알비온애들, 아직 정신 못차렸어요. 그걸 지구교 애들이 발견하고 서로의 꿍꿍이를 위해 연합을 하게 돼죠.
지금 3주간 1일 1작에서 제로마 특별편은 뺄까 생각중입니다. 본편은 이걸로 끝났고, 1일 1작도 한참 밀려있는 내맘자/노리린 때문에 충동적으로 하게 된 지라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밀리게 됐네요. 어떻게 할지 좀 더 생각은 하겠지만요...
댓글